카지노에서
2026년 6월 1일
“없으면 뭐, 어쩔 수 없지.”
“예??”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처음 온 사람은 어떻게 해요?”
경비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처음 온 사람은 신규 등록이 가능해.”
“그럼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다만 추천하지는 않지.”
“왜요?”
경비원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등록을 하면 너의 승리 기록, 너의 확률 정보가 전부 뜨기 때문이야.”
승리 기록.
확률 정보.
그 말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지금의 나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상관없어요.”
경비원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옆으로 비켜섰다.
“그럼 들어가서 등록을 마치고 와.”
“네.”
“등록을 마친 후 퇴장하는 경우는 없으니 편하게 해.”
“네……?”
그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렸지만, 나는 더 묻지 않았다.
나는 카지노 안으로 들어갔다.
카지노의 모습은 내가 살던 지역과 완전히 달랐다.
낡은 골목.
허름한 건물.
어두운 거리.
그런 것들과는 180도 다른 세계였다.
천장에는 눈이 아플 정도로 화려한 조명이 달려 있었고, 바닥은 내 얼굴이 비칠 정도로 반짝였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큰돈을 걸고 웃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와……”
감탄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바로 그때였다.
“야, 거기 너.”
“……??”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나보다 어려 보이는 꼬맹이가 서 있었다.
“너 말이야. 멍청이처럼 서 있는 너.”
뭐지, 저 꼬맹이는.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꼬맹이는 어이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왜?? 초면인 사람한테 반말이야? 무례하다.”
“너는 그럼 뭔데.”
“그…… 뭐, 아무튼.”
꼬맹이는 헛기침을 하더니 나를 빤히 쳐다봤다.
“너 여기 처음이지?”
“응. 근데?”
“등록, 나랑 하자.”
“뭐?”
나는 순간 말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꼬맹이는 답답하다는 듯 팔짱을 꼈다.
“바보야. 나랑 도박해서 등록하자고.”
나는 잠시 꼬맹이를 바라보았다.
작은 키.
당당한 태도.
근거 없는 자신감.
뭐, 솔직히 말하면 질 것 같지는 않았다.
“너 정도면 내가 이길 것 같으니까…… 그래, 하자.”
꼬맹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허, 나 참. 어이없네.”
“왜?”
“너 정도면 내가 눈 감고도 가능하거든?”
그렇게 나와 꼬맹이의 도박이 시작되었다.
내 손에는 카드 6장이 들어왔다.
7, 7, 7.
그리고 A, K, Q.
아까보다 상황이 훨씬 좋았다.
트리플 7에 A, K, Q.
이번엔 정말 무조건적으로 이긴다.
꼬맹이가 말했다.
“처음에는 카드 3장을 내.”
“그 정도는 나도 알거든?”
나는 자신 있게 7 세 장을 냈다.
꼬맹이는 내 카드를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길거리 도박만 한 건 아닌가 봐?”
“너 정도는 이긴다니까.”
“뭐래.”
첫 턴은 내가 가져갔다.
다음 턴.
나는 남은 카드인 A, K, Q를 냈다.
강한 패였다.
점수만 보면 질 수가 없었다.
나는 확신했다.
“이겼잖아.”
하지만 꼬맹이는 별로 당황하지 않았다.
“아직 마지막 턴이 남았어.”
“너 카드 없지?”
꼬맹이는 입꼬리를 올렸다.
“마지막 턴에 뽑던가ㅋ”
나는 손에 남은 카드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턴에 카드를 뽑아야 했다.
심장이 조금씩 빨라졌다.
그래도 괜찮다.
이미 앞에서 이겼다.
이번에도 이길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굴림 24.”
그 순간, 눈앞에 글자가 떠올랐다.
[승률 0%]
[패배]
“어……?”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0%.
승률 0%.
내가 잘못 본 건가 싶어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눈앞의 글자는 바뀌지 않았다.
[승률 0%]
[패배]
꼬맹이도 처음으로 표정이 굳었다.
“뭐야, 0%는.”
그 아이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나를 빤히 쳐다봤다.
“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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