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데이트인데 왜 재난문자가 오나요
2026년 6월 1일
분식집에서 나온 뒤.
박지환은 한예린의 옆을 걸으며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정확히는 설렘 때문에 터질 것 같기도 했고,
핫도그 두 개 값 때문에 지갑이 먼저 터질 것 같기도 했다.
박지환은 옆에 있는 한예린을 힐끔 봤다.
한예린은 핫도그를 먹으며 비둘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훗. 저 비둘기 살이 통통하네.”
박지환은 순간 멈칫했다.
‘이 여자…… 비둘기를 귀여워하는 건가?’
‘아니면 식재료로 보는 건가?’
그때 하늘에서 Mr.지환타Park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지환.”
박지환은 작게 중얼거렸다.
“네?”
“지금이다.”
“뭐가요?”
“데이트 신청.”
박지환의 몸이 굳었다.
“지금요?”
“그래. 지금 분위기 좋잖아.”
박지환은 주변을 둘러봤다.
옆에는 쓰레기통이 있었고,
앞에는 폐지 줍는 할머니가 있었고,
뒤에서는 어떤 아저씨가 킥보드 타다가 전봇대에 박고 있었다.
전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Mr.지환타Park는 진지했다.
“사랑은 쓰레기통 옆에서도 피어나는 법이다.”
“그거 뭔가 이상한데요.”
“내가 신인데 네가 뭘 알아.”
박지환은 침을 삼켰다.
그리고 한예린을 바라봤다.
“저, 예린 씨.”
한예린이 핫도그를 씹으며 고개를 돌렸다.
“넹?”
박지환은 입술을 떨었다.
“혹시 오늘…… 시간 괜찮으시면…….”
그때 Mr.지환타Park가 속삭였다.
“자신감.”
박지환은 갑자기 허리를 폈다.
“저랑 데이트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한예린은 멈췄다.
핫도그도 멈췄다.
비둘기도 멈췄다.
심지어 전봇대에 박은 킥보드 아저씨도 고개를 들었다.
“데이트요?”
한예린은 박지환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아니 이 얼굴로?’
박지환도 한예린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나도 사실 그렇게까지는…….’
하지만 큐피트 화살은 무서웠다.
박지환의 심장은 이미 한예린의 카톡 프사만 봐도 전기장판 9단계처럼 뜨거워지는 상태였다.
한예린은 잠깐 고민했다.
‘귀찮은데.’
‘근데 공짜로 뭐 먹을 수 있나?’
그녀는 눈을 반짝였다.
“어디 가는데요?”
박지환은 굳었다.
생각해둔 곳이 없었다.
박지환은 작게 하늘을 올려다봤다.
“님. 어디 가요?”
Mr.지환타Park가 자신 있게 말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곳.”
“어딘데요?”
“몰라.”
“신이잖아요.”
“나는 전능하지 전지하진 않아.”
“그게 무슨 차이인데요?”
“몰라.”
박지환은 식은땀을 흘렸다.
한예린은 팔짱을 끼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 가는데요?”
박지환은 급하게 주변 간판을 봤다.
분식집.
철물점.
노래방.
동물병원.
무인 빨래방.
성인용품점.
박지환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저희…….”
그때 Mr.지환타Park가 외쳤다.
“노래방!”
박지환이 외쳤다.
“노래방 가실래요?”
한예린은 잠깐 생각했다.
“좋아요.”
박지환은 속으로 환호했다.
‘됐다!’
Mr.지환타Park도 하늘에서 박수를 쳤다.
“훌륭하다. 이제 노래로 마음을 훔쳐라.”
박지환은 작게 물었다.
“저 노래 못하는데요?”
Mr.지환타Park는 말했다.
“사랑은 음정이 아니라 진심이다.”
“그럼 잘될까요?”
“아니.”
“야.”
노래방.
박지환과 한예린은 작은 방 안에 들어왔다.
방 안은 어두웠고, 미러볼은 돌아가고 있었다.
박지환은 리모컨을 들고 긴장했다.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하지?’
‘발라드?’
‘랩?’
‘애니송?’
‘아니야. 첫 데이트에서 애니송은 너무 위험해.’
그때 Mr.지환타Park가 화면 위에 앉아서 말했다.
“강한 인상을 남겨라.”
“어떻게요?”
“네 인생을 담은 노래.”
박지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노래를 예약했다.
잠시 후 전주가 흘러나왔다.
한예린은 화면을 봤다.
선곡 제목이 떴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한예린의 표정이 굳었다.
“네?”
박지환도 굳었다.
“어?”
Mr.지환타Park가 웃었다.
“아 잘못 눌렀네.”
“님이 눌렀어요?”
“응.”
반주가 시작됐다.
박지환은 마이크를 들고 어쩔 줄 몰랐다.
한예린은 소파에 앉아 눈을 가늘게 떴다.
‘첫 데이트 노래방에서 자장가?’
‘진짜 이 남자 레전드다.’
박지환은 결국 노래를 시작했다.
“엄마가…… 섬그늘에…….”
그의 목소리는 너무 떨려서, 마치 세탁기 위에 올려둔 핸드폰 진동 같았다.
한예린은 점점 표정이 사라졌다.
그때 점수 화면이 떴다.
13점
노래방 기계가 말했다.
[조금 더 노력하세요!]
박지환은 마이크를 내려놨다.
방 안에 침묵이 흘렀다.
Mr.지환타Park가 말했다.
“13점이면 100점 만점에 13점이니까, 0점보단 낫다.”
박지환은 이를 악물었다.
“위로가 안 돼요.”
한예린은 어색하게 박수를 쳤다.
“와…… 되게…….”
박지환은 기대했다.
“되게요?”
“졸렸어요.”
“아.”
그때 한예린이 리모컨을 들었다.
“저도 하나 부를게요.”
박지환은 바로 자세를 고쳤다.
“네! 좋아요!”
한예린이 노래를 골랐다.
화면에 제목이 떴다.
〈비둘기야 먹자〉
박지환은 눈을 깜빡였다.
“이런 노래가 있어요?”
한예린은 당당하게 말했다.
“제가 만들었어요.”
“노래방에 등록되어 있는데요?”
“아, 미래의 제가 등록했나 봐요.”
그녀는 마이크를 들었다.
그리고 노래를 시작했다.
“비둘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첫 소절이 끝나지 않았다.
끝날 생각도 없었다.
박지환은 귀를 막고 싶었지만, 사랑 때문에 막지 못했다.
‘아름답다.’
큐피트 화살은 정말 무서웠다.
박지환의 귀에서는 피가 나려 했지만, 심장은 박수를 치고 있었다.
한예린은 계속 불렀다.
“너는 하늘의 닭고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그 순간.
노래방 기계가 갑자기 꺼졌다.
그리고 화면에 문구가 떴다.
시스템 보호를 위해 강제 종료되었습니다.
한예린은 마이크를 내려놨다.
“어머. 기계가 감동했나 봐요.”
박지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아요.”
Mr.지환타Park는 귀를 막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아니다…… 저건 금지된 성가다…….”
노래방에서 나온 뒤.
박지환은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더 뜨거워졌다.
‘예린 씨…… 정말 독특한 사람이야.’
‘약간 사람이라기보단 자연재해 같아.’
‘하지만 좋아.’
한예린은 옆에서 말했다.
“이제 뭐 해요?”
박지환은 긴장했다.
그때 Mr.지환타Park가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다음 코스다.”
“이번엔 제대로 된 거죠?”
“당연하지.”
“어딘데요?”
Mr.지환타Park는 엄숙하게 말했다.
“영화관.”
박지환의 눈이 밝아졌다.
“오. 영화관은 괜찮네요.”
Mr.지환타Park는 웃었다.
“그리고 영화는 내가 골랐다.”
박지환은 불안해졌다.
“뭐 골랐는데요?”
Mr.지환타Park는 엄지를 세웠다.
“다큐멘터리.”
“무슨 다큐요?”
“민달팽이의 번식.”
박지환은 그대로 멈췄다.
“그걸 왜 첫 데이트에서 봐요?”
“교육적이잖아.”
“연애를 망치려고 작정했죠?”
“들켰나?”
결국 박지환은 필사적으로 영화관 앱을 열었다.
다행히 근처에서 상영 중인 로맨스 영화가 있었다.
제목은—
〈너의 쌍꺼풀이 내 콧구멍을 스칠 때〉
박지환은 잠깐 침묵했다.
‘차라리 민달팽이가 나을지도.’
하지만 이미 한예린이 화면을 봐버렸다.
“오. 제목 재밌다. 이거 봐요.”
“아, 네…….”
영화관.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았다.
영화가 시작됐다.
스크린에는 남주와 여주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주가 말했다.
“너의 눈은 별 같아.”
여주가 말했다.
“너의 코는 터널 같아.”
박지환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영화 잘못 골랐다.’
한예린은 의외로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대사 좋다.”
박지환은 놀랐다.
“저게요?”
“네. 진심이 느껴져요.”
“코가 터널 같다는 게요?”
“코가 크다는 건 숨길 수 없는 매력이잖아요.”
박지환은 잠깐 생각했다.
그리고 용기를 냈다.
“예린 씨도…… 코가…….”
그 순간 Mr.지환타Park가 속삭였다.
“칭찬해라.”
박지환은 말했다.
“코가…… 되게…….”
한예린이 그를 바라봤다.
박지환은 뇌가 멈췄다.
“통행량이 많아 보이세요.”
한예린이 멈췄다.
“네?”
박지환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숨이 잘 쉬어질 것 같다는 뜻으로…….”
한예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제 코가 고속도로 같다는 뜻이에요?”
박지환은 손을 저었다.
“아뇨! 고속도로라기보다는…… 국도?”
“국도?”
“아니, 산책로?”
“산책로?”
박지환은 입을 막았다.
망했다.
Mr.지환타Park는 팝콘을 먹으며 말했다.
“좋다. 아주 창의적으로 망하고 있어.”
박지환은 작게 중얼거렸다.
“좀 도와줘요.”
Mr.지환타Park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순간 영화관 전체에 방송이 울렸다.
[관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박지환은 불안해졌다.
[현재 7관 H열 6번 좌석의 박지환 고객님께서 고백을 준비 중이십니다.]
박지환은 얼어붙었다.
한예린도 얼어붙었다.
주변 사람들도 전부 박지환을 바라봤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짝짝짝짝짝짝.
갑자기 영화관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박지환은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 그런 거 아니에요!”
한예린은 조용히 말했다.
“고백이요?”
박지환은 식은땀을 흘렸다.
“아니, 그게…… 고백은 아니고…… 방송사고입니다.”
한예린은 팔짱을 꼈다.
“영화관 방송사고가 제 이름도 모르는데 박지환 씨 이름만 정확히 알아요?”
박지환은 하늘을 노려봤다.
Mr.지환타Park는 모르는 척 팝콘을 먹고 있었다.
“광고입니다.”
“뭔 광고요?”
“박지환 인지도 상승 캠페인……?”
한예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그리고 나갔다.
박지환은 고개를 떨궜다.
“끝났다.”
Mr.지환타Park가 말했다.
“아직 안 끝났다.”
“끝났어요.”
“진짜 끝난 건 네가 차였을 때다.”
“그럼 거의 끝난 거잖아요.”
Mr.지환타Park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다. 아직 0.0001%가 남아 있다.”
“아까도 0.0001%였잖아요.”
“방금 0.00009%로 내려갔다가 내가 반올림했다.”
“하지 마요 그런 거!”
한예린은 화장실 앞 거울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완전히 싫지는 않았다.
물론 좋다는 뜻은 아니었다.
싫긴 싫었다.
근데 보통 싫은 것과는 좀 달랐다.
예를 들면 이상한 길거리 공연을 봤을 때,
분명 못하는데 계속 보게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뭐지…… 이 이상한 중독성은.”
그때 거울 속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Mr.지환타Park였다.
한예린은 그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기운은 느꼈다.
“뭐야. 갑자기 등골이 왜 싸하지?”
Mr.지환타Park는 한예린을 보며 말했다.
“흠. 이 여자도 완전히 철벽은 아니군.”
그는 손가락을 들었다.
“좋다. 이번엔 제대로 쏜다.”
그가 다시 큐피트 화살을 꺼냈다.
하지만 그 순간.
화장실 문이 열리며 청소 아주머니가 들어왔다.
“어머, 여기 왜 깃털이 떨어져 있어?”
Mr.지환타Park는 당황했다.
“앗.”
청소 아주머니가 대걸레를 휘둘렀다.
“비둘기냐?”
퍽!
큐피트 화살이 빗나갔다.
화살은 한예린이 아니라 영화관 매점 직원에게 꽂혔다.
매점 직원은 갑자기 팝콘 기계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나…… 너를 사랑했구나…….”
팝콘 기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뜨거운 팝콘을 계속 뱉었다.
그것은 어쩌면 사랑일지도 몰랐다.
Mr.지환타Park는 조용히 말했다.
“실패.”
한예린이 다시 영화관으로 돌아왔을 때, 박지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예린 씨.”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한예린은 경계했다.
“왜요?”
박지환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죄송합니다.”
한예린은 예상 밖이라는 듯 눈을 깜빡였다.
“네?”
“오늘 제가 너무 이상했죠. 사실 제가 원래도 좀 이상하긴 한데, 오늘은 평소보다 더 이상했습니다.”
한예린은 조용히 그를 바라봤다.
박지환은 계속 말했다.
“그냥…… 잘 보이고 싶었는데, 제가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계속 망친 것 같아요.”
한예린은 살짝 입을 다물었다.
박지환은 고개를 숙였다.
“불편하셨으면 죄송합니다.”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그 순간만큼은 조금 정상적인 분위기였다.
정말 아주 잠깐.
한예린은 어색하게 말했다.
“뭐…… 불편하긴 했는데요.”
박지환의 영혼이 빠져나가려 했다.
“아.”
“근데…….”
한예린은 시선을 피했다.
“재미는 있었어요.”
박지환의 영혼이 다시 몸으로 돌아왔다.
“정말요?”
“네. 이상하게 재미는 있었어요.”
박지환의 얼굴이 밝아졌다.
Mr.지환타Park는 뒤에서 눈물을 훔쳤다.
“드디어…… 드디어 인간들이 대화를…….”
그러나 바로 그때.
박지환의 휴대폰이 울렸다.
[긴급재난문자]
박지환은 화면을 봤다.
현재 인근 영화관에서 정체불명의 신적 존재로 인한 연애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주변 시민은 즉시 대피 바랍니다.
박지환은 천천히 Mr.지환타Park를 바라봤다.
Mr.지환타Park는 딴청을 피웠다.
“요즘 재난문자 참 다양하네.”
한예린은 박지환의 폰 화면을 봤다.
“신적 존재요?”
박지환은 급하게 폰을 껐다.
“아, 스팸이에요.”
“긴급재난문자인데요?”
“요즘 스팸도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때 영화관 스피커에서 다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영화관 내 신적 존재가 팝콘 기계와 매점 직원을 이어주려다 실패했습니다.]
한예린은 박지환을 바라봤다.
박지환은 땀을 흘렸다.
“그…….”
한예린은 천천히 물었다.
“혹시 박지환 씨 주변에서 원래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요?”
박지환은 잠깐 고민했다.
거짓말을 할까?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가끔요.”
한예린은 눈을 가늘게 떴다.
“가끔?”
그 순간 영화관 천장에서 Mr.지환타Park가 떨어졌다.
쿵!
박지환과 한예린 앞에 착지한 그는 당당하게 외쳤다.
“인간들이여! 나를 찬양하라!”
물론 한예린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본 것은,
박지환이 갑자기 빈 바닥을 향해 무릎 꿇는 모습뿐이었다.
박지환은 본능적으로 말했다.
“Mr.지환타Park님!”
한예린은 뒷걸음질 쳤다.
“아.”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종교 쪽이시구나.”
박지환은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로 계세요!”
“네.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진짜라니까요!”
“네. 믿음 존중합니다.”
한예린은 가방을 챙겼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박지환은 절망했다.
“예린 씨!”
한예린은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
그때 Mr.지환타Park가 말했다.
“잡아.”
박지환은 외쳤다.
“예린 씨!”
한예린이 멈췄다.
박지환은 숨을 몰아쉬었다.
“내일…… 또 볼 수 있을까요?”
한예린은 천천히 뒤돌아봤다.
그녀는 박지환을 보았다.
못생겼다.
이상하다.
말도 이상하다.
주변에서 이상한 일도 계속 터진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신을 믿는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여기서 도망갔을 것이다.
하지만 한예린도 그렇게 정상은 아니었다.
그녀는 잠깐 고민했다.
‘내일도 공짜 뭐 먹을 수 있나?’
그리고 말했다.
“밥 사주면요.”
박지환의 얼굴이 환해졌다.
“네! 사드릴게요!”
Mr.지환타Park가 뒤에서 외쳤다.
“승리다!”
박지환도 속으로 외쳤다.
‘됐다!’
한예린은 작게 웃었다.
“근데 내일은 핫도그 말고 진짜 밥이요.”
박지환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지갑을 열었다.
남은 돈.
850원.
박지환은 하늘을 바라봤다.
“Mr.지환타Park님.”
Mr.지환타Park가 말했다.
“왜.”
“돈 좀 주세요.”
Mr.지환타Park는 엄숙하게 고개를 저었다.
“신은 인간의 성장을 위해 직접적인 금전 지원을 하지 않는다.”
“아까 핫도그 쿠폰은요?”
“그건 이벤트다.”
“진짜 너무하시네.”
그렇게 첫 데이트는 끝났다.
결과는 애매했다.
박지환은 한예린과 내일 또 만날 약속을 잡았다.
한예린은 밥을 얻어먹을 계획을 세웠다.
Mr.지환타Park는 팝콘 기계와 매점 직원의 결혼 가능성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박지환의 통장 잔고는—
다음 화에서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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